틈틈이 균열 된 아스팔트 바닥에선 아지랑이가 살랑살랑 예쁘게도 피어 올랐다. 새하얀 운동화는 이미 오래 전 녹진하게 달라붙는 시멘트로 덮여 원래의 색을 알아보기 힘들었고, 이미 수십 번은 쓰고 벗기를 반복한 마스크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한 형체였다. 물컹하게 밟히는 살점_ 따위의 것들에 미간을 찌푸리지 않을 수 있게 된 것도 며칠 되지 않은 ...
"연준아 내 양말 어딨어!" - 형. "아니 내 양말 왜 또 없어졌는데! 어디갔냐고!" - 연준이 형~ 에이씨 진짜, 허겁지겁 바지를 다리에 꿰어 입으며 시계를 곁눈질했다. 급하니까 더 안 들어 가네. 52분. 3분 안에 나가지 않으면 버스는 지나갈 거고, 존나게 뛰어가거나 마냥 버스를 기다리다 지각하겠지. 두 다리를 겨우 바지에 넣고 옷걸이에 걸려 있던 ...
너의 친절이 나를 울리고, 죽였고, 살려냈다. - - Jack, Can't we love and be happy? Why is it so hard? 잭 우린 사랑하고, 행복할 수 없는거야? 왜 이렇게 힘들까? - Don't think about anything. Just think of me. 아무 것도 생각마, 오직 나만 생각해줘. - You still ...
녹진 녹진하게 녹은 여름이었다. 물론 여름이라는 계절이 녹았다는 건 아니고. 내 몸이 책상 위로 녹아내리고,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이 아스팔트 위로 녹아내릴 만큼의 여름이었다. 꺼내 입은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새하얀 셔츠를 잡고 펄럭이고 있으면, 넌 자연스레 다가와 엘자 파일로 부채질을 해주며 물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스크림 사줄까? 네 친절이 당...
쓰다보니 나도 헷갈려서 정리하는 구남친 요약녤 23 / 짼 23 / 옹 23 / 년 27녤환 중1 때 부터 친구, 고2~고3 겨울까지 연애. 3년 반 만에 다시 만남. 년짼 짼이 20살일 때, 년이 24살 일 때 6개월 간 연애, 년이 유학을 떠나 결별. 2년 반 만에 다시 만났음.옹짼 녤과 마찬가지로 중1 때 부터 친구. 학창시절 녤환옹 셋이 붙어다님. ...
오타, 맞춤법 검열 천천히. 끝나고 시간있나. 점심시간에 마주친 다니엘이 제 대각선 자리에 앉아 건넨 말이었다. 끝나고? 왜.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모습에 민훈이 밥을씹어 삼키던 모습 그대로 정지해 댕그란 눈으로 쳐다 봤다. 동시에 흘긋흘긋 쏟아지는 시선들. 아, 맞다 여기 회사. "할 얘기있으세요?" "할 얘기.. 많지, 밥이나 먹으면서 얘기하게." 네...
당연히 A와 이어지는 내용. 윙은 찢어지게 가난했음. 엄마가 뼈 빠지게 일해 벌어온 돈은 윙의 손에 조그마한 사탕 하나 조차쥐어주지도 못한채 아빠의 주머니로 들어가 버렸음. 윙이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까지도 햄스터가 쳇바퀴 굴리듯 똑같은 일상이었음. 윙이 아침에 눈을 뜨면, 술에 쩔어 잠든 아빠가 깨지않게 숨을 죽여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 나와 대충 옷을 구...
녤은 태생부터 자유로운걸 좋아했고 뭔가에 얽매이는 걸 싫어했음. 엄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녤의 아빠는 대기업은 아니어도 이름들으면 알만한 중기업의 사장임. 답답한거 질색하는 자유로운 영혼인 녤은 죽어도 아빠 자리를 물려받기 싫은거지, 중학교 때 부터 그 문제로 아빠랑 다투고 사이가 위태로웠는데. 아빠가 여자를 데려와 재혼을 하면서 녤은 집을 나와버렸음...
녤이랑 윙은 유치원을 같이 나온 사이임. 윙은 예쁘장한 외모로 원내의 남자애들이 '윙이랑 커서 결혼할거야'를 하루에 한번씩 외치게 만들었고, 그 중하나가 녤이었음. 장미반 선생님은 순수한 동심에 대고 '애들아 남자끼린 결혼 못해요'할 수없어서 그저 웃기만 했음. 애들이 윙을 여자로 생각한다고는 상상하지 못하고. 윙의 엄마는 윙이 너무 예쁘니까 우락부락하게 ...
뭐래 미친놈이. 저를 붙잡은 다니엘의 손을 쳐낸 재환이 시계를 흘긋 쳐다보곤 신발에 발을 우겨넣었다. 그러고 있으면 회사 지각인데, 빨리 준비해. 다니엘을 향해 말한 재환이 멀뚱히 서서 눈치를 보고있는 성우에게 나 출근한다, 알아서 집 가. 인사한 뒤 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엘레베이터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는데 덜컥 하고 앞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자...
날씨는 화창하고, 눈부셨고. 따뜻했다. 익숙한 가게들을 지나쳤고, 눈에 익은 거리가 나왔다. 약속장소에 다다르자 활짝 웃는 얼굴로 달려오는 다니엘이 보였다. 그런 모습에 덩달아 활짝 웃어 보이곤 내밀어진 손에 깍지를 껴 단단히 잡았다. 평소에 늘 했던 것 처럼 만나서 얘기하고, 손잡고. 밥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집까지 데려다주는 하루가 끝이 나고 있었...
K : 햄, 배 안고프나? O : 별로 안고픈데 K : 햄 아침도 안묵지않았나 O : 먹을거면 애들이랑 먹어. K : 와요 둘이서 먹지. O : 굳이 둘이서 먹을 필요가 있나. - K : 햄 알바 끝났나 O : 응, 지금 끝 K : 내 거기 앞으로 가는 중이다 O : 니가 왜? K : 와긴요~ 우리사이에 보고싶을 때 보는기지 O : 다니엘, 우리 사이 그냥...
anéantir é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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